아이노시마에 가려면 나카스 카와바타 역으로 가야 한다. 하코자키선을 타고 가이즈카 역까지 이동, 가이즈카 역에서 열차를 한 번 갈아타고 니시테츠 신구역에서 내린다.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가보면 그리 어렵지 않다. 역에서 아이노시마로 향하는 배가 뜨는 신구항까지는 버스 혹은 도보로 움직인다. 갈 때는 동네 구경도 할 겸 느릿느릿 걸었고 올 때는 대합실 앞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대합실 앞 비스트로에 들어갔다. 프랑스풍으로 꾸민 레스토랑에서 내주는 빵과 파스타로 점심을 먹었다. 아이노시마에 들어가면 식당이 단 한 곳뿐.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골랐지만 꽤나 근사한 한 끼였다.
물길을 가르며 힘차게 돌진한 배는 곧 아이노시마에 도착했다. 항구에 고양이 몇 마리가 마중 나와 있었다.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아이노시마는 걸어서 돌아보는 작은 섬이다. 섬 곳곳에 고양이가 숨은 그림 찾기처럼 꼭꼭 숨어있다. 사람의 손길을 피하는 고양이도 간혹 있지만 대부분의 고양이들은 아주 친근하게 군다. 머리를 디밀며 쓰다듬어달라 청하기도 하고, 바스락 봉지 소리가 들리면 단숨에 달려오기도 한다. 마치 주인과의 재회라도 한 것 마냥 사람 꽁무니를 졸졸 따르는 고양이도 있다. 붙임성이 끝내주는 이곳의 고양이들은 한국의 길고양이들과 사뭇 다르게 평화로워 보였다. 한국의 길고양이들은 눈빛부터, 발걸음마저 불안에 휩싸여 있지 않은가.
아오시마에서 만난 고양이들의 얼굴엔 평온함이 서려 있었다. 고양이가 사람을 해치지 않듯, 사람도 고양이를 해치지 않는다. 사람과 동물, 자연이 어우러져 살아야 하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규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 아이노시마. 고양이에겐 낙원과 같은 곳이다. 언젠가 한국에도 이런 곳이 생겼으면 좋겠단 상상을 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어여쁜 고양이들, 별일 없이 잘 지내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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